"집은 안락한 행복의 공간이 아닌
삶의 무게가 돼버렸다. 대출때문에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
직장인 김철호(가명·40)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내
집'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마련한 109m²(33평형)형 아파트 때문이다.
김 씨는 2년 전 분당신도시에 부푼 꿈을 안고 은행에서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아내와 두 자녀가 함께 살 내집을 마련했다. 그동안 원금은 한 푼도 갚지 못하고 이자만 매월 82만원을 내고 있었다.
김씨 월급여의 5분의 1을 넘었다. 당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6.5%였다.
하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매월 내는 이자가 90만원, 95만원 등으로 올랐고, 급기야 이달 내야할 이자는 무려 100만원을 넘어섰다.
이때문에 김씨의 마음은 무겁고, 머리속은 복잡하기만하다. 집을 내놓아도 부동산 거래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집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김씨는 "집값 하락세가 끊이지 않고, 대출금리는 급격히 오르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며
"부동산중개업소에 3개월전에 집을 내놓았는데도 팔리지 않아 집이 아니라 감옥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씨를 비롯한 서민들이
이자부담을 느끼는 것은 최근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기조로 흐르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이자폭탄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9조1000억원(6.6%) 늘었다.
담보대출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제1금융권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사상 처음 최고 연 10%를 넘었고, 일부 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도 잇따라 인상, 대출 금리 오름세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7.8%대였던 주택대출 고정금리는 4개월만에 9.2%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 말에는 9.8%, 지난 3일에는
10%를 기록하는 등 주택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의 3년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 3일 현재
8.40∼10.00%를 기록했다. 국민은행도 주택대출 고정금리가 8.31∼9.81%를 기록하고, 우리은행도 8.64∼9.74%를 적용해 최고
금리가 10%에 육박했다.
최근 금리상승에 따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9개월 만에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기업은행의 경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6.90∼8.40%로 전부보다 0.10%포인트 인상했고, 하나은행도 6.98∼8.28%로 0.07%포인트 높였다.
이처럼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주택대출 잔액도 증가세를 지속, 서민가계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아직 연체율은 안정적이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 증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서 서민가계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이자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서민 경제가 바닥부터 무너질 수 있다"면서 "이번 주 있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때문에 주택대출금이 많은 내집 소유자라면 하루빨리 집을 처분해 대출금을 청산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은행
빚이 많은 내집 소유자라면 하루빨리 처분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금융전문가들도 부동산시장이 냉각기에서 해빙기로 접어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올리면 대출연체로 인해 서민가계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때문에 서민금융부실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당분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과거
같은 저금리 시대가 곧바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서민 대출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제목: "집이 창살없는 감옥" 이자폭탄에 서민들 '비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