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설 난립 수요보다 4배 발급… 10명 중 8명 일할 곳
없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반년 만에 전북지역에서 일자리보다 4배 정도 많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발급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는 모두 2만311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요양병원 등 취업할 만한
시설은 모두 600여개, 일자리는 최대 3500여개에 그쳤다. 여기에 지자체의 노인돌보미사업 일자리 185개를 포함해도 전체
4000개를 넘지 않는다.
이는 자격증 취득자 10명 중 8명은 일할 곳이 없다는 말이 된다. 전업주부인 A(43·전주시평화동)씨는 “생활비를 일부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최근 60만원 정도를 들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지만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노인전문요양시설은 요양보호사를 새로 채용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채용 계획이 없다. 요양보호사 채용이 의무화했지만 근무
중인 직원들이 모두 자격증을 취득해 신규 직원을 채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전체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의 50% 정도는 사회복지사나 간병인 등 유사업종 종사자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관련 업종
종사들이 직장을 잃지 않으려고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의미다.
전북도 관계자는 “요양보호사 채용이 의무화하면서 취업이나 전업 희망자들의 기대감이 컸고, 이를 겨냥한 교육시설이 난립하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 남발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누구나 120∼240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발급되고, 교육시설은 신고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북도
내 교육시설은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69곳이 생겨났으나, 반년 만에 8곳은 폐업했고 4곳은 휴업 중이다. 이 가운데 7곳은 부실운영 등
문제로 경고처분까지 받았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2∼3월 교육시설 61곳과 노인요양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등 실습시설 200여곳을 모두 점검해 기준이 미달하거나
문제점이 드러난 곳은 폐쇄하고, 제도적인 문제점은 개선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심정연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요양보호사는 기대만큼
일자리가 많지 않고 일부 교육시설은 운영 부실도 심각한 만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제목: 전북 요양보호사 자격증 '있으나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