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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 생활비 만들려고 소모품 내다 판다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12.21 17:15
대학생 김상철(25)씨는최근 작년 생일에 누나에게 선물 받은 노트북을 한 인터넷사이트의 중고 장터에 내놨다. 밀린 월세를 내고, 쌀과 라면 등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서다.김씨는 "아버지가 실직을 하는 등 고향집 사정이 안좋아 '보물 1호'인 노트북을 팔게 됐다"면서 "노트북이 팔리면 일단 급한 불은 끄겠지만 내년 신학기 등록금 마련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경기 불황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서민들이 평소 사용하던 생활 필수품과 소모품을 내다 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판매 품목도 화장품, 가방, 신발 등을 망라하고 있다.21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최근 중고 제품들이 각종 사연과 함께 인터넷 장터로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실제로 주부 이모(41)씨는 올해 구입한 네비게이션(엑스로드z5500·34만8000원)을 경매에 내놓았다. 이씨는 "남편이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돈이 필요해 경매에 참여하게 됐다"며 "메모리카드는 2기가이고, 상태가 아주 좋다. 상품을 잘 아는 사람이 샀으면 좋겠다"고 사연을 적어놓았다.운동화와 가방을 중고 장터에 내놓은 대학생 박모(22)씨의 사연은 부모의 실직으로 인한 애환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박씨는 "3개월째 용돈을 받지 못해 1시간 정도의 거리는 걸어다닐 정도로 생활이 어렵다"면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지난달 여자친구가 선물한 운동화를 한번도 신지 못하고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이 외에도 4개월 전 직장을 잃은 김모(27·여)양은 화장품을, 대학생 이모(22)씨는 자전거를 각각 중고 장터에 내놓았다.한편 옥션의 중고 코너인 중고 장터의 지난 10월 거래량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140％가 늘었다. 방문자 수도 134만명으로 1월(96만)에 비해 40％가량 늘었다.옥션 중고 장터 담당 임정환 과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위주의 중고 거래가 활발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방이나 의류, 소형 IT기기 등 개인 소모품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서민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씁쓸해 했다.김기환 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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