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10만3000여명 혜택… 만족도 70 ~
80%
ㆍ시설간 서비스 격차 해소 가장
시급
올해 7월1일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 3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제도 시행 후 일부 지역에서 요양시설 부족과 요양시설의
횡포, 요양보호사 교육부실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책임이었던 노인부양 문제를 사회적 책임으로 ‘공론화’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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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으로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한 노인이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제공 |
전문가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서비스의 질’ 개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도가 안착하려면 이용자들이 요양시설 및 재가서비스
기관을 신뢰해야 하고, 이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혜 노인 내년 14만명 = 9월 초를 기준으로 약 10만3000명이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신청자 30만명 중
16만7000여명이 1~3등급 판정을 받았고, 또 이 가운데 10만3000명(62%)이 실제로 이용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용자가
14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은 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7월부터 요양보험료가 추가로 징수됐지만
건강보험징수율은 90%대를 유지했고 지난달 실시된 ‘장기요양보험 도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만족도가 70~80%로 나타났다. 또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우려했던 요양시설의 수급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노인요양제도과 장재혁 과장은 “시민단체와
언론 등에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연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는 시설의
서비스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요양시설 투명이 우선 =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는 몇가지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요양시설 간 서비스 격차다.
같은 노인요양시설이라고 하지만 서비스 질에는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똑같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질 낮은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요양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www.longtermcare.or.kr)를 통해 각 시설 및 서비스 기관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열람할 순 있지만 이용자가
시설을 선택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시설 규모와 직원 숫자 정도 등이 나와있을 뿐 구체적인 서비스의 질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 담당 직원을 통해 각
요양시설에 대해 좀더 세부적인 정보를 받을 수는 있지만 서비스 질에 대한 평가를 얻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서비스 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전문적인 평가인력이 전국 8000여개 요양시설을 방문해 안전도와 서비스 질 등에 대해 ‘평점’을 매기고 우수한 시설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안이다.
평가 결과는 인터넷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공개된다. 실사업무는 건강보험공단이 맡을 예정이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관련 법안 작업을 완료한 뒤 내년
상반기에는 각 요양기관에 평가기준을 공표할 예정이며,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다.
월 70만~80만원에 달하는 과다한 본인부담 비용, 일부 시설의 환자 선별입소 및 입소 거부, 지역별 요양시설 충족률 격차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요양시설 부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땅값이 비싸고 요양시설에 대한 주민 반대가 심해 시설 설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 장재혁 과장은 “서울은 충족률이 낮지만 경기도
등 수도권에 있는 요양시설을 활용할 수 있고,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란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에 대해 간호·수발 서비스 등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과 65세
미만이라도 노인성 질환(치매·뇌혈관·파킨슨병 등)으로 거동이 어려운 환자가 대상이다. 본인부담률은 재가서비스가 15%, 요양시설
입소시 20%다. 건강보험공단이나 읍·면·동사무소에 노인장기요양 인정 자격신청서를 낸 뒤 1∼3등급 판정을 받아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가입자는 올해 7월1일부터 건강보험료의 4.05%에 해당하는 금액을 장기요양보험료로 추가납부하고 있다.
<홍진수기자
soo43@kyunghyang.com>
제목: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석달]노인부양 ‘사회 책임’ 공론화…‘서비스 질’ 숙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