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대부분 조례에 묶여 편도만 허용 이용자 큰 불편
차량 수도 법정 기준에 미달 … 전화한 뒤 2~3시간 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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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23일 리프트 시설을 갖춘 서울 장애인 콜택시에 오르고 있다. [서울시설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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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이용하는 1급 장애인 정영만(32·서울 은평구)씨는 복지재단 업무 차 경기도 용인으로 자주 출장을 간다. 그러나 출장을 오갈 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지 못하고 택시를 탄다. 서울시 조례가 콜택시를 원칙적으로 서울시 안에서만 운행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장애인 콜택시 운행을 맡고 있는 서울시설공단은 2008년 7월 운영 규정을 바꿔 서울과 인접한 고양·성남·과천·안양 등 13개 지역까지 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장애인이 타고 간 차를 다시 타고 돌아오려면 30분 이내에 탑승해야 한다. 정씨는 “업무나 병원 치료를 30분 안에 끝내기는 불가능해 13개 지역을 가더라도 돌아올 때는 대중교통을 여러 번 갈아 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애인 콜택시의 운행 범위가 해당 시로 묶여 있어 장애인들의 불편이 크다. 광주·전주·대전은 시계(市界) 내 운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인천은 장애인이 재활치료를 받으러 갈 때만 서울 전 지역을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성남시는 치료 목적이더라도 인접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삼성서울병원까지로 제한된다. 부산은 양산·김해로 갈 경우 편도만 이용할 수 있고 대구는 경산시 이외의 지역으로 갈 수 없다. 김윤기 서울시설공단 장애인이동처장은 “장애인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시켜 드리고 싶다”며 “시내를 벗어나면 다른 장애인이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장애인 콜택시를 지역 안에서만 돌리는 것은 차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인구 100만 이상인 시는 80대 이상 ▶인구 30만 이상~100만 미만인 시는 50대 이상 ▶인구 10만 이상~30만 미만인 시는 20대 이상의 장애인 콜택시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이 기준을 지키는 곳은 서울·부산·인천 등 광역단체 몇 곳뿐이다. 인구 250만 명인 대구는 30대에 그쳐 50대가 모자란다. 인구 140만 명의 대전·광주도 각각 35대, 30대에 머물고 있다. 인구 24만 명인 목포는 20대를 운용해야 하지만 4대뿐이다. 엄태기 국토해양부 교통복지과 주무관은 “차량을 늘리도록 독려하고 있으나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자치단체가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휠체어 리프트를 갖춘 장애인 콜택시는 한 대 가격이 8000만원을 웃돈다. 이병각 성남시 교통지도과장은 “경기도가 50%를 지원해 2006년에 10대를 확보했으나 지난해 도의 지원이 끊겼다”며 “자체 예산만으로는 차를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 기준인 80대를 넘어 280대가 운행되고 있으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의 등록 장애인 가운데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지체 1·2급, 뇌병변 1·2급,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5만 4000여 명이다. 장애인 190명이 콜택시 한 대를 이용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는 콜택시를 부른 뒤 50분~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장애인 콜택시의 요금은 택시 요금의 10~30% 수준이다. 서울은 5㎞까지 기본요금 1500원(택시 2㎞에 2400원)에 10㎞까지는 ㎞당 300원, 10㎞를 초과하면 ㎞당 35원이 추가된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인천공항까지 갈 경우 택시를 이용하면 요금이 3만8000원 정도 나오지만 장애인 콜택시는 4000원이면 갈 수 있다. 수원의 경우 기본요금이 2㎞까지 1000원, 대전·전주는 3㎞까지 1000원이다.
서울시설공단 김윤기 처장은 “장애인 가운데 형편이 넉넉지 않은 분이 많아 요금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장기적·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적정한 요금과 차량대수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목: [화제의 현장@전국] 이웃 시에 가기 힘든 장애인 콜택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