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호주, 독자기관 인증… 독립성
보장
ㆍ일본, 자율 평가시스템 실효성
의문
호주의 노인 인구 문제는 한국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2000년 이전에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전체 국민의 10%를 넘어섰고,
오는 2040년에는 22.5%에 이를 전망이다.
호주정부는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일찌감치 팔을 걷어붙였다. 1985년 ‘가정 및 지역사회 요양법안’을 제정했고, 97년에는
요양시설과 재가서비스를 묶은 ‘노인요양 법안’을 만들어 현행 요양제도의 틀을 마련했다.
노인요양에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호주는 ‘서비스의 질’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 관리의 핵심은
바로 ‘기관 인증제도’다.
97년 설립된 ‘인증기관(ACSAA)’은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평가와 인증을 담당한다. 인증기관은 정부와 시설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구다.
ACSAA의 조사원으로 일을 하려면 간호사 5년 이상 근무경력, 또는 의료직 행정경험이 5년 이상 있어야 한다. 치료사 및
심리학자, 정신과 진료경력 5년 이상도 자격기준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일정 기간의 양성코스를 마친 뒤 시험을 치러야 하고 이후에도
면접, 신원조회 등 다양한 절차를 거친다. 조사원 자격을 받은 뒤에도 엄정한 사후관리가 뒤따른다. 1년에 2번 이상 실제 조사경험이
있어야 하고, 매년 15시간 이상 연수를 받아야 자격이 유지된다. 이렇게 선발된 400명 정도의 평가원이 호주 요양시설의 질을
떠받치고 있다.
호주와 달리 일본은 시설에 대한 강력한 규제보다는 자율경쟁을 내세운다. 이른바 ‘제3자 평가’다. 평가를 원하는 요양시설이나
재가서비스 업체가 평가를 받을 기관을 선정할 수 있다. 기업컨설팅 업체나 복지 관련 단체가 지방자치단체의 지정을 받아 평가를 맡는다.
일본 후생노동성 노건국 진흥과 히노 츠토무 과장보좌는 이를 “시설 및 업체 스스로 서비스 질 개선을 추구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피평가자의 ‘자율성’에만 기대고 있는 평가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평가원에 대한
자격기준조차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국립 보건의료과학원 츠츠이 다카코 박사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제3자 평가
실시율도 낮은 편”이라며 “서비스의 질 평가를 완벽하게 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시드니·도쿄|홍진수기자>
제목: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석달]요양시설 평가 해외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