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10대 정책·5대 공약 분석
ㆍ여야 공약 초점 ‘개발 → 삶의 질’ 뚜렷… “생활정치 큰 흐름”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여야의 정책 공약 초점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지역개발, 성장 위주에서 무상교육·무상보육·사회적 일자리 등 ‘삶의 질’과 연결된 복지·생활로 정책 공약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양극화 해소 등 사회적 균형·안정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홈페이지 ‘정당정보시스템(http://party.nec.go.kr)’을 통해 한나라당, 민주당 등 11개 정당의 지방선거 10대 기본정책과 지역별 5대 핵심공약(7개 정당)을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정당이 선관위를 통해 유권자 선택의 출발점인 각 당의 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도록 당별 전국권 대표공약과 지역별 맞춤공약을 제시한 것이다.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여야의 ‘대표공약’을 보면 ‘복지·생활’ 공약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10대 정책 공약 중 ‘아이 키우기 편한 나라’(무상보육), ‘농어촌 초·중·고생 무료급식’ 등 복지 관련 공약이 4가지다. 나머지도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 ‘아동성폭력 범죄자 처벌 강화’ 등 서민·약자 보호 등과 연결된 것들이다. 17대 대선, 18대 총선 등에서 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 뉴타운 개발 같은 토목개발 공약은 ‘10대 공약’에서 제외됐다.
민주당은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를 1번 공약으로 앞세우는 등 7개를 복지 및 서민·저소득층·지방을 겨냥한 공약으로 할애했다.
자유선진당도 ‘중소기업 최초고용제 도입’을 앞세우는 등 10개 기본정책 중 6가지가 고용·보육·교육 등 복지·생활 관련 공약이다.
민주노동당의 ‘아동수당 지급’, 진보신당의 ‘사회복지세 도입’ 등 진보정당들은 8~9개를 노동·보육·교육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역별 5대 핵심공약 가운데 부산의 ‘테마가 있는 북항 재개발’(한나라당) 등 일부 개발·성장 공약도 제시됐지만, 과거 부동산·토목 개발 위주의 공약 틀에서 노동·육아·생활비·교육·급식·안전 등 ‘사회·복지의 틀’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각 정당이 지방선거 승패의 분수령인 중도층 표심을 견인할 키워드로 ‘서민·생활·복지’ 등을 상정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과거 선거 표심을 좌우해 온 뉴타운, 국민소득 3만달러 같은 ‘욕망의 선거’ 허상이 주택가격 불안정 등으로 드러나고,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안전망과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상급식 등 실생활 관련 이슈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향신문 선거보도 자문위원인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제주대 교수)는 “사회 양극화가 이명박 정부 들어 더 심해지고 민생 불안이 한계점을 넘어서면서 다수 중산층과 서민의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요구가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거보도 자문위원인 윤평중 한신대 교수(사회학)는 “보수 진영에서 포퓰리즘적 망국병이라고 하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우리의 복지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 늘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생활정치로 가는 큰 흐름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목: 6·2선거 화두는 복지
